우정수
JEONGSU WOO
블랙코미디로 말하는 작가
저는 회색에 가까운 블루에 마음이 끌려요. 무거움과 가벼움의 경계에 감춰진 감동을 전해 주는 색이라 느끼죠.
표면적인 이야기 너머에 작가가 진짜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이 있잖아요.
사람들은 그림을 보며 누구나 공감할 하나의 이야기를 얻고 싶어할지 모르지만, 작품 속의 의미는 보는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유롭게 변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Q. 작가 우정수가 다루는 이야기는?
또래 집단이 갖는 현실 속의 불안, 미래에 대한 불안 등 그런 이야기를 계속 해 오고 있어요. 뻔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작가로서의 저의 모습은 제 연장된 인격체 같아요.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나 생각들, 입으로 내뱉는 말들이 평상시에는 한정되어 있다면, 작업할 때는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 확장되기 때문이죠.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제가 엄청 마초적인 사람인 줄 아는데, 실제로 보면 아니거든요.
Q. 무거운 감정들에 반해 만화적인 이미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항상 B급 문화, 블랙코미디적인 요소를 넣고 있어요.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건드리는 것, 뭐랄까 그냥 느낌으로 표현하자면, 강렬하고 가벼워서 금방 사라질 수 있는 ‘원색’이 그 안에서 묵직한 울림을 만들어 내는 걸 보여 주고 싶어요. 가벼움과 함께 묵직한 감성을 표현해 냈을 때 굉장히 매력을 느끼거든요.
Q. 인간 우정수의 모습이 궁금하다.
작업 다음으로 많이 한 걸 꼽자면 여행이에요. 여행 다니면서 배지, 판화 이런 걸 모으는 걸 좋아해요. 특히 남미를 정말 꼭 가고 싶었어요. 이번에 드디어 남미 여행을 가게 됐는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랑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한 달 넘게 지내다 올 계획이에요. 은근히 설레는 중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 분위기, 냄새, 소리, 그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간, 내가 가진 시간 이런 것들을 몸으로 가까이에서 느끼는 것이 좋아요.
Q. 남미를 특별히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를 엄청 좋아해요. 남미 문학에 푹 빠졌던 때가 스물다섯 무렵이었지요. 그때 보르헤스의 글을 접했는데 잘 이해가 안 되더군요. 하지만 그의 작품 세계에 담긴 비밀이 무척 궁금했어요. 그래서 다른 남미 소설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남미의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지요. 그렇게 관심과 열정을 품고 남미의 문화와 보르헤스의 작품을 하나하나 파헤쳤어요. 그러면서 퍼즐이 맞춰지듯이 깨닫게 되는 즐거움은 참 소중했습니다. 이번 남미 여행에서는 보르헤스, 보사노바, 탱고 공연에 중점을 두고 느껴 보고 싶어요.
“하위 문화에 관심이 많아 타투 이미지도 좋아하는 편이다. 발목에 나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타투로 새겼다.”
“여행을 다니며 오래된 물건들을 파는 벼룩시장에서 도장을 모으는 걸 즐긴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
VERONICA EFFECT “인디 서점의 책이 담고 있는 이미지는 하나같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인터넷과는 또 다르게 우리 또래들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을 엿볼 수 있다.”
그림책방 ‘VERONICA EFFECT’의 운영자이자 디자이너인 유승보님의 작품 감상평: “투박한 선과 화려하지 않은 색감의 심플한 조화 때문에 화면 속 이상한 상황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아마도 우리 스스로가 현실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 사고들을 외면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 아닐까?”
GUI 디자이너인 우희택님의 작품 감상평: “가끔 맥주를 마실 때 우정수 작가의 새로운 계획에 대해 듣곤 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새로운 기법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고, 스스로의 능력이나 창작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있다. 그의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익숙한 것들이 뭉쳐지고 뭉개지면서 새로운 인상으로 다가온다.”
우정수 작가의 Full Story는
A WORK BOOK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