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피

이피

FI LEE


나의 상상의 전세계

작품 속 분홍빛은 살갗 안쪽 표피를 모티브로 하고 있어요. 살 속에서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는 온갖 이미지들.
일상에서 제 얼굴에 부딪혀 가는 많은 것들을 머리 속에서 개념화되기 이전의 이미지로 만들고 싶었어요.
붉은빛은 살갗 안에 있던 저의 무한한 상상들을 표현하는 것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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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가 이피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설치와 그림 작업을 하는 이피입니다. 그날그날 아침마다 드로잉을 하면서 전날 느꼈던 감정이나 소회를 표현하고 있어요. 작업의 주제는 다양한데 한편으로는 개인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사회적이기도 해요. 30대 중반에 느끼는 좌절감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그림을 그리면서 저절로 스며나온다고 할까요. 제가 공감하고 이 시대가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그림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Q. 색감이나 기법이 굉장히 강렬하다.

고려불화 기법을 기반으로 그린 작품들이 있어요. 2010년부터 만봉스님의 제자이신 화연 원미희 선생님께 불화를 배우고 있거든요. 사람들이 제 그림이 불화 색감과 비슷하다고 해서 불화를 배우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마음 수련도 되더라고요. 불화 자체가 굉장히 예민한 장르예요. 조금만 집중을 안 하면 선이 비껴 나간다든지 그림이 흐트러지죠. 그림을 그릴 때는 완전히 집중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수련을 많이 쌓아야만 해요.

 

Q. 작업 이외의 시간에 재미있는 것들을 정말 많이 할 것 같은데?

게임을 정말 좋아해요. 마인크래프트를 즐겨하는데 자원을 채취해서 집을 짓는 게임이에요. 이런 걸 샌드박스(Sand box) 게임이라고 하는데 자유도가 굉장히 높아요. 지금 게임 속에 지은 집에서는 옛날 작업실을 재현했어요. 책 읽는 것도 좋아해요. 상상의 세계가 펼쳐지는 책들이 좋아서 톨킨 시리즈를 다 읽었어요. ‘크리스토프 란스마이어(Christoph Ransmayr)’의 <최후의 세계>라는 작품도 좋고, 요즘은 <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이라는 1200쪽짜리 책을 보고 있어요. 자기가 읽었던 모든 소설의 배경을 가이드북처럼 만들어 놓은 책인데 완전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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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의 전세계(부분)  “이야기를 조합해서 소설을 쓰듯이, 다양한 것들을 조합해서 하나의 이야기로 작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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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아이 같은 색으로 에너지를 분출하는 느낌이었다면, 금분을 쓰면서부터 정제된 느낌으로 변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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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달동네 여자  “사람들의 감정은 방과 문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날 때 기쁨이 열렸다 닫히고. 울음도 열렸다 닫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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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h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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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흐뭇해하고 있다. 그림의 제목은 ‘녹두코 사나이와 그의 부인’.”

 

이피 작가의 Full Story는

A WORK BOOK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