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

김민영

MINYOUNG KIM


도시를 메우는 불빛

저에게 노란색이란 어떤 불빛, 도시를 밝히는 편안한 따뜻함이에요.
세상이 탁하고 어둡다고들 아우성이지만 그 안에서 불빛을 밝히는 분들이 주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 많다고 믿어요.
북적북적한 데서 어둠을 밝히며 스며 나오는 빛. 그 빛이 얼마나 용기와 위로를 주는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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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김민영의 작업이 궁금하다.

도시의 건물들이나 야경을 다루면서 이를 더 큰 풍경으로 확장시켜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마음에 드는 장소를 찾아 일부러 이곳저곳 찾아가는 경우도 많아요. 이를테면 부산의 감천마을을 찾아간 적도 있었고,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이라는 곳에 간 적도 있어요. 중계동 넘어서 있는 동네인데 새벽, 아침, 밤 늦은 시간, 노을이 지는 시간 등 여러 시간대 별로 찾아가 구경하곤 했어요. 느낌이 미묘하게 다 다르더군요.

 

 Q. 특별히 불빛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있는가?

아주 사소한 경험이 그 계기가 되었죠. 어느 날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을 응시하다가, 작업실 맞은 편에 보이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어요. 불빛이 새어나오는 저 반지하 창문 안쪽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그 일이 불빛에 매료된 시작점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답답할 때 옥상에 올라갔는데 맞은 편 건물의 불빛들, 조명, 간판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거기서 나오는 인공적인 색상들에 사로잡혀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야간 시장을 찾아가 그곳 특유의 조명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릴 때도 있었죠.

 

 Q. 소박한 도시의 풍경을 담기 위해 주로 찾아가는 곳은 어디인가?

제가 좋아하는 건 마트? 이유를 묻는다면 뭔가 북적대고 아기자기 올망졸망한 것들을 좋아해서지요. 월드컵 응원을 한다든지 촛불집회를 한다든지, 오징어잡이를 하는 어촌의 분위기 같은 것들을 좋아하는데, 사실 이런 곳에서 보는 장면들은 하나하나가 비슷해 보여도 절대 같을 수는 없거든요. 그렇게 생각하면 운동장에 아이들이 모여 있는 흔한 상황도 평범해 보이지 않게 되죠. 사람들이 왜 모일까?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들이 참 재미있어요.

 

 Q. 작가 김민영의 도시 풍경들이 세상에서 의미를 가지는 지점은 어디일까?

일상의 풍경에서 끄집어낸 것을 담아 새롭게 화면을 구성한 것이 제 작품이죠. 일상의 감정들, 예를 들면 밤에 느끼는 고독이나, 피곤한 퇴근길에 집에 돌아가면 따뜻하고 편안할 거라고 느끼는 그런 마음들을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비록 작품의 풍경에서 사람이 보이지 않더라도 마치 사람이 보이는 듯한 그런 따뜻한 공감대를 나누고 싶어요.

 
b_08_kimmy_01_1_야광되는 작업

 야광되는 작업 “내 작품은 도시의 불빛들을 담고 있어서 불을 끄면 환하게 빛을 내는 야광 물감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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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들으며 작업하기 보다는 항상 작업실에 향을 피워 놓는다. 마음을 편안하게 가라앉혀주는 달달한 허브 향들은 작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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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다 도자기로 된 필터에 원두를 가득 채워서 커피를 내린다. 원두를 모으는 걸 좋아해서 식량을 저장하듯 항상 대용량으로 커피 원두를 구비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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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음틀에 얼음 대신 자주 사용하는 색들의 물감을 짜 놓는다. 이 얼음틀을 보면 내가 평소 작업에 얼마나 다양한 노란색 계열을 사용하는 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김민영 작가의 Full Story는

A WORK BOOK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